전화 자동응대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전화 자동응대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리콜 자동화를 시작할 때 처음 그림은 컸다. AI가 전화까지 걸어서 예약을 잡는 것. 요즘 그런 게 된다길래 며칠 들여다봤다. 그리고 접었다. 이건 안 되는 각이었다. 환자 응대 품질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구조였고, 어르신 환자들한테 기계 목소리로 전화하는 그림 자체가 우리 병원이랑 안 맞았다. 첫 챗봇 때는 안 되는 걸 며칠씩 … 더 읽기
코드 한 줄 못 짜는 치과의사가, 밤마다 AI로 병원을 새로 짓고 있다. 그 기록.
전화 자동응대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리콜 자동화를 시작할 때 처음 그림은 컸다. AI가 전화까지 걸어서 예약을 잡는 것. 요즘 그런 게 된다길래 며칠 들여다봤다. 그리고 접었다. 이건 안 되는 각이었다. 환자 응대 품질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구조였고, 어르신 환자들한테 기계 목소리로 전화하는 그림 자체가 우리 병원이랑 안 맞았다. 첫 챗봇 때는 안 되는 걸 며칠씩 … 더 읽기
두 번째로 망한 건 유튜브 콘텐츠 생성기였다. 이번엔 망한 이유가 달랐다. 계기는 이번에도 대표님이었다. 다른 분이다. 영상 쪽 일을 하시는 대표님인데, 본인이 쓰는 콘텐츠 생성기를 보여주셨다. 주제 잡고 기획하는 게 너무 편해졌다고 하셨다. 멋있어 보였다. 나도 해볼까. 우리 병원도 유튜브를 하니까, 만들어서 직원 줘볼까. 이 출발부터 이미 이상했다는 걸 그땐 몰랐다. 지금 보면 두 개가 … 더 읽기
나를 AI로 끌어들인 그 기능을, 내 손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안 쓴다. 이 연재 첫머리에 쓴 얘기다. 미팅을 녹음하면 알아서 정리해주는 것. 아버지 세대의 대표님이 그걸 쓰시는 걸 보고 충격받아서 나는 이 판에 들어왔다. 한 달쯤 지나서, 이것저것 만들다 보니 문득 그 생각이 났다. 나도 그거 만들 수 있지 않나? 이제 챗봇도 만들고 알림톡도 연동하는데. 시작점이었던 … 더 읽기
다국어 문진표를 만들었더니, 환자를 부를 수가 없었다. 문진표도 주의사항처럼 4개 국어로 만들었다. 한국어, 베트남어, 몽골어, 러시아어. 외국인 환자가 자기 언어로 문진표를 쓸 수 있게. 여기까지는 계획대로였다. 만들면서 손이 간 건 오히려 번역 쪽이었다. 의료 문진은 오역이 있으면 안 되니까, AI 번역을 통역사들한테 검수받았다. 문항도 계속 추가됐다. 이런 건 예상한 일이었다. 예상 못 한 건 운영 … 더 읽기
같은 환자 정보를, 병원 안에서 두 번 손으로 입력하고 있었다. 발견 경위는 이렇다. 상담 알림톡을 보내려면 환자 이름과 전화번호가 필요하다. 실장들이 그걸 일일이 타이핑해서 넣고 있었다. 어쩔 수 없나 보다 했다. 근데 어느 날 데스크를 보니까, 접수 직원이 종이 문진표를 옆에 놓고 같은 이름, 같은 전화번호를 차트에 타이핑하고 있었다. 잠깐. 같은 정보를 두 명이 두 … 더 읽기
알림톡 연동을 만들고 나니 다른 게 보였다. 신환 상담실이었다. 실장이 환자한테 치료 계획을 설명하고 있었다. 설명 자체는 훌륭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실장이 치료계획서를 종이에 손으로 써서 드리고 있었다. 이상한 건, 자료가 없어서가 아니라는 거다. 그 환자의 구강사진을 이미 찍어뒀다. 파노라마도 있다. 진단도 치료 계획도 다 있다. 근데 전부 병원 컴퓨터 안에 따로따로 흩어져 있고, 정작 환자 … 더 읽기
주의사항 페이지에 저장 버튼을 달았다. 환자들이 집에서도 보시라고. 안 보더라. 페이지를 이미지로 저장하는 버튼이었다. 사진첩에 있으면 다시 보겠지. 안 봤다. 사진첩에 들어간 이미지는 그날 찍은 다른 사진들에 묻힌다. 여기서 또 배웠다. 저장하게 만드는 것과 다시 보게 만드는 건 다른 문제다. 다시 보게 하려면 한 번 더 생각나게 해야 한다. 방법을 고민하다 알림톡을 떠올렸다. 진료 끝나고 … 더 읽기
주의사항 안내를 세 번 만들었다. 종이로, QR로, 그리고 AI로. 첫 번째는 종이였다. 발치하면 발치 주의사항, 임플란트 하면 임플란트 주의사항. 인쇄해서 드렸다. 환자는 받아서 주머니에 넣고, 집에 가서 버렸다. 정작 궁금해지는 건 그날 밤인데, 종이는 이미 없다. 두 번째는 QR이었다. 주의사항을 이미지로 만들어서 웹에 올리고 QR을 붙였다. 이제 안 버려지겠지. 근데 다른 문제가 있었다. 주의사항이 수십 … 더 읽기
AI가 쓴 글이 진짜 통하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실험용 계정을 하나 만들었다. 챗봇 망하고 사흘 뒤였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는데, 이 시점에 나는 아직 AI를 못 믿고 있었다. 한 달 전까지 검색용으로도 안 쓰던 사람이다. 챗봇 하나 같이 만들었다고 갑자기 신뢰가 생기지는 않는다. 근데 병원 일을 시키려면 믿음이 필요했다. 환자한테 나가는 안내문, 직원이 쓰는 시스템. 어설픈 … 더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