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자동응대는 일찌감치 포기했다.
리콜 자동화를 시작할 때 처음 그림은 컸다. AI가 전화까지 걸어서 예약을 잡는 것. 요즘 그런 게 된다길래 며칠 들여다봤다. 그리고 접었다. 이건 안 되는 각이었다. 환자 응대 품질을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구조였고, 어르신 환자들한테 기계 목소리로 전화하는 그림 자체가 우리 병원이랑 안 맞았다.
첫 챗봇 때는 안 되는 걸 며칠씩 붙잡고 있었다. 지금은 손절이 빨라졌다. 실패도 늘면 느는 게 있다.
대신 문제를 다시 봤다. 리콜의 진짜 문제가 전화 걸기인가?
아니었다. 전화는 우리 직원들이 잘한다. 진짜 문제는 누구한테 걸어야 하는지였다.
그동안 리콜 대상 관리는 담당 직원들이 엑셀로 했다. 차트 보고 옮겨 적고, 엑셀 보고 전화하고. 차트 따로 엑셀 따로면 그 사이에 구멍이 난다. 옮기다 빠진 환자는 아무도 모른다. 무서운 건, 얼마나 샜는지 기록조차 없다는 거다. 누락은 통계에 안 잡힌다. 그냥 조용히 사라진다.
그래서 범위를 잘랐다. 전화는 사람이 한다. 시스템은 명단만 뽑는다.
명단의 기준은 내가 정했다. 치주 관리 환자는 7개월. 임플란트 마무리 환자는 1개월, 3개월, 6개월 단계별로. 장기 미내원 환자는 따로 분류. 그리고 안전망으로, 1년간 방문 없는 환자 전체 체크.
이 주기는 AI가 정한 게 아니다. 19년째 진료하면서 몸에 박힌 주기다. 치주 환자를 언제 다시 봐야 하는지, 임플란트를 언제 체크해야 하는지. 유튜브 생성기 때와 정반대다. 그땐 기준이 내 안에 없어서 망했고, 이번엔 기준이 확실해서 시스템이 선다.
지금은 진행 중이다. 명단 뽑는 데 필요한 환자 데이터가 차트 프로그램 안에 잠겨 있어서다. 이 벽 얘기는 따로 한 편을 쓸 거다.
전화는 사람이 한다. 명단은 시스템이 뽑는다. 역할을 가르니까 길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