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환자 정보를, 병원 안에서 두 번 손으로 입력하고 있었다.
발견 경위는 이렇다. 상담 알림톡을 보내려면 환자 이름과 전화번호가 필요하다. 실장들이 그걸 일일이 타이핑해서 넣고 있었다. 어쩔 수 없나 보다 했다.
근데 어느 날 데스크를 보니까, 접수 직원이 종이 문진표를 옆에 놓고 같은 이름, 같은 전화번호를 차트에 타이핑하고 있었다.
잠깐. 같은 정보를 두 명이 두 번 치고 있네?
그래서 문진표의 일생을 처음부터 따라가 봤다. 출력해서 데스크에 쌓아둔다(1). 환자가 손으로 쓴다. 직원이 그걸 보면서 차트에 입력한다(2). 그리고 종이를 스캔해서 이미지로 차트에 올린다(3). 필요하면 실장이 또 입력한다(4).
종이 한 장에 직원 손이 네 번 갔다. 매일, 환자 수만큼.
고치는 방향은 명확했다. 입력을 입구에서 한 번만 받고, 그 뒤로는 전부 그 데이터를 가져다 쓰게 만들면 된다.
문진표를 새로 만들었다. 접수할 때 QR을 찍으면 환자 폰에서 문진표가 열린다. 여기서 생각 못 한 보너스가 있었는데, 요즘 폰은 이름이고 전화번호고 주소고 자동완성이 된다. 입력칸을 누르면 폰이 알아서 채워준다. 환자도 사실상 입력을 안 한다.

작성이 끝나면 그 데이터가 시스템에 들어온다. 알림톡 보낼 때도, 상담 자료 만들 때도, 전부 여기서 가져다 쓴다. 종이도 없고, 스캔도 없고, 이중 타이핑도 없다.
네 번이 한 번이 됐다. 남은 한 번은 차트 프로그램에 올리는 작업인데, 이건 다른 벽에 막혀 있었다. 그 벽 얘기는 한참 뒤에 따로 하겠다. 이 연재에서 제일 큰 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