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사진 찍는 순서를 봤더니, 이미 거의 같았다.
구강사진 얘기다. 한 환자당 6~7장을 찍는다. 정면, 좌우, 상악, 하악. 진단하고 상담하고 기록하는 데 다 쓰인다.
문제는 찍은 다음이다. 구강사진은 거울에 비춰 찍는 각도가 있어서 편집이 필수다. 한 장 한 장 돌리고, 좌우 반전하고, 자르고, 저장하고. 장당 서너 번씩 손이 간다. 6~7장이면 환자 한 명에 수십 클릭. 그게 매일, 환자 수만큼 반복되고 있었다.
자동화하고 싶은데, 프로그램이 몇 번째 사진을 어떻게 편집해야 할지 알려면 순서가 정해져 있어야 한다. 순서를 새로 정해서 직원들한테 강제해야 하나. 반발이 있을 텐데.
그래서 일단 지켜봤다. 직원들이 실제로 어떤 순서로 찍는지.
그런데 이미 거의 같았다. 정면 먼저, 그다음 오른쪽, 왼쪽, 상악, 하악. 서로 맞춘 적도 없는데 몇 명만 살짝 다르고 대부분 같은 순서로 찍고 있었다. 일이 손에 익으면 자연스러운 순서라는 게 생기는 거다.
그럼 얘기가 달라진다. 규칙을 만들어서 내리꽂는 게 아니라, 이미 있는 질서를 표준으로 승격만 하면 된다. 몇 명한테 순서만 살짝 맞춰달라고 했다. 금방 됐다. 반발이 있을 수가 없다. 원래 하던 대로니까.
순서가 고정되니 나머지는 기계 일이다. 몇 번째 사진은 어떻게 돌리고 뒤집을지 미리 정해두고, 찍은 사진을 통째로 드롭하면 각자 창으로 들어가 알아서 편집되고, 환자 이름과 차트번호 폴더에 저장된다.

만드는 방식도 이전과 달라졌다. 처음부터 완성형을 시키지 않았다. 창 하나짜리로 만들어서 되는 걸 확인하고, 8개로 늘리고, 통드롭을 붙이고, 교정용 안모 모드를 따로 달았다. 작게 만들고, 검증되면 늘린다. 열 번째쯤 되니 시키는 것도 는다.
시간이 얼마나 줄었냐면, 엄청 줄었다. 재보진 않았다 ㅋㅋ
새 규칙을 만든 게 아니다. 이미 있던 질서를 시스템에 옮겼을 뿐이다. 자동화의 절반은 관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