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이 잠겼으면 뒷문을 찾으면 된다

프로그램을 연동한 게 아니다. 폴더를 연동했다.

파노라마랑 엑스레이도 전달 시스템에 자동으로 불러오고 싶었다. 환자 상담 자료에 엑스레이가 같이 가면 훨씬 좋으니까.

문제는 엑스레이 프로그램이 연동을 열어줄 리가 없다는 거다. 이런 의료용 프로그램들은 대개 자기 안에 데이터를 가둬둔다. 밖에서 가져다 쓰라고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개발자들이 쓰는 정식 연동 방법이 있다는데, 나는 그런 거 모른다.

모르니까 다르게 물었다. 개발자처럼 생각할 줄 모르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됐다.

“얘 사진을 어디에 저장하는데?”

프로그램이 촬영한 엑스레이를 어딘가에는 저장할 거 아닌가. 화면에 띄우려면 파일이 어딘가 있어야 하니까. 찾아보니 있었다. 저장 폴더가.

AI한테 그 폴더 위치를 알려주고, 거기서 사진을 빼오라고 시켰다. 끝이었다.

정문(프로그램 연동)이 잠겼으면 뒷문(저장 폴더)을 찾으면 된다. 이게 대단한 기술이라서가 아니다. 정석을 모르니까 그냥 제일 단순한 질문(“어디 저장돼?”)부터 던진 것뿐이다.

이 접근이 며칠 뒤에 훨씬 큰 문을 연다. 이 연재 내내 나를 막아온 가장 큰 벽. 그 벽도 결국 이 질문으로 열린다.

그 얘기는 다음 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