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지원실이 매일 손으로 만들던 일일결산이, 자동으로 올라온다.
차트 프로그램이 열리고 제일 먼저 만든 게 이거다. 그동안은 경영지원실에서 매일 숫자를 손으로 모아 결산을 만들어 나한테 보냈다. 차트 보고, 옮겨 적고, 계산하고, 정리하고. 매일 반복되는 일이었다.
이제 자동으로 올라온다. 일일결산은 물론이고, 주간·월간·연간 리포트, 신환 추이, 상담 성사율, 진료과목별 금액, 내원경로, 보험과 비보험 비율. 숫자만이 아니라 거기에 대한 분석까지 붙어서. 하루 늦긴 하다. 백업이 하루 한 번이니까. 근데 경영 판단하는 데 하루 시차는 문제가 안 된다.

경영지원실 반응이 궁금할 거다. 자기 일이 없어진 거니까.
“너무 편해졌다”였다.
이게 이 병원에서 자동화가 자리 잡는 방식이다. 일이 사라지는 게 아니다. 정리하는 일이 확인하는 일로 바뀐다. 예전엔 숫자를 모으고 계산하는 게 일이었다면, 이제는 자동으로 나온 결산에 틀린 데 없나 확인하는 게 일이다. 매일 몇 시간 걸리던 게 몇 분이 된다.
실장도 그랬다. 상담 정리하던 게 확인하는 일로 바뀌었다. 경영지원실도 그렇다. 나도 그렇다. 만드는 건 AI가 하고, 확인은 사람이 한다.
일을 뺏는 자동화가 아니라, 일의 종류를 바꾸는 자동화. 그래서 반발 대신 “편해졌다”가 나온다.
그리고 나한테는 이게 다른 의미도 있었다. 대시보드가 생기고 나서, 나는 우리 병원을 처음으로 숫자로 매일 보게 됐다. 방향을 바꾸는 중인 병원을. 그 숫자에서 다음 편 얘기가 나온다.